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면서도, 말이 많으면 탈도 많은 게 우리들 세상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밤에 눈을 감을 때까지, 심지어는 잠을 자면서도 말을 하는 게 바로 인간이다. 이렇듯 인간은 너무나 당연하게 언어를 사용하기에 우리는 말의 소중함을 쉽게 잊고, 덜 신중하게 말하곤 한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말과 마법은 본래 하나였다’고 말했고,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Lev Tolstoy)는 ‘말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생각할 틈을 가지라’고 말하며 말의 힘을 강조했다. 말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중요한 인류의 재산이다. 우리 인류가 농사를 짓고 문명을 일구기 시작할 때부터 함께 발전한 것이 언어이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조선어를 앗아가지 못해 안달이 났었다. 말은 곧 정신이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었던 탓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우리말을 목숨 걸고 지키며 필사적으로 우리의 정신을 사수했던 것이다. 정신은 말로 인해 드러나며 말은 곧 그 사람 자체를 나타낸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의 생각과 감정이 어떤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요즘에는 대면해서 대화를 주고받는 것뿐 아니라 컴퓨터와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말을 주고받고, 다양한 SNS와 영상을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많은 사람들의 사고와 감성을 알 수 있다. 이에 유명한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이 말실수라도 했다 하면, 실시간으로 그 사건이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된다. 그 실수 때문에 사과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반대로 명망 있는 사람이 훌륭한 말을 하면, 세대를 넘어서 어록으로 보존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특히 정치인들의 입이 주목을 받는다. 얼마 안 남은 대선으로 인해 각 후보들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서다. 우리는 각 후보들이 서민들의 삶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역량이 충분한지에 대해 알기 위해 그들의 입을 주목한다. 대선 ‘토론’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후보를 검증하기 위해서 대중은 그들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다. 일례로 얼마 전 열린 토론에서는 ‘RE100’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 용어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는지, 이 용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등 일차원적인 논란을 넘어, 이를 알고 모름에 따라서 후보들의 생각과 정책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한지 그렇지 않은지 국민들은 생각했고, 각자 판단했다. 이처럼 한 나라의 수장을 뽑는 일에도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톡톡한 역할을 하지만, 말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 매 순간마다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떤 이는 어릴 때 선생님께서 해주신 조언을 잊지 않고 계발해서 꿈을 이루고, 어떤 이는 사소한 칭찬 하나로 그날 하루를 행복하게 보낸다. 또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것처럼, 긍정적인 말을 해야 긍정적인 에너지가 서로에게 꽃핀다. 심지어 식물에게 좋은 의도의 긍정적인 말을 해주면 더욱 잘 자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늘 말을 사용하는 우리들의 태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두말할 것도 없이 좋은 말, 바른 말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말은 각자의 생각과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스스로의 정신을 항상 바르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말의 힘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나와 주변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인정하든 안하든, 말은 곧 나자신이다. <저작권자 ⓒ 의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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